가시나이까.
가시나이까.
무엇에 쫓겨 북망길로 가시나이까.
우민(憂悶)한 아들
어미에 혼 불을 붙들고자 혼비백산 하였으나
한번
어미 손을 놓치니
대명천지가 아득하여
칠흑 속 만길 절벽 위를 헤매는데
당신은 곁눈 한번 안주시고
아주. 아주 가십니다 그려.
야속도 하고
서럽기도 하여
회한의 통곡으로 병원 문을 나서는데
어미 손을 빼앗은
저
저승사자는 자식 넋도 빼앗아
숨조차 못 쉬게 하는 것도 모른 체
정영 당신은
날 두고 가셔야만 하시나이까.
나
어미에 분골을
이 몸 안에 모시고
바람 따라 물 따라 유유천하 하다가
어느 산천
어느 바닷가
넉넉한 품을 만나서
억만 윤회 불이별을 하려 하였으나
저 역시
자식을 둔 죄인이라 뜻을 이루지 못하고
이렇게 이별을 고합니다.
어머니. 내 어머니.
비통한 이 자식을 용서하시고
부디 극락왕생 하세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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